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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기가 무릉도원(?) 어둠을 열고 나가면 밤을 만난다. 어릴 적에 밤을 만나는 것은 항상 무서웠다. 어쩔 수 없이 밤을 피해 이불속으로 숨는다. 차라리 꿈을 만나러 가는 것이 낫다. 꿈나라로 출발하는 여행은 내 마음대로 표를 살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없다. 기분 좋은 날은 열기구를 타고 새들과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 날은 눈이 하나,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에 쫓겨 달아나다 벼랑 끝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다음 날, 엄마에게 꿈 이야기를 하면 키가 크는 꿈이라며 웃어넘긴다. 그날 저녁 잠자리에서 또 그런 꿈을 꿀 것 같아 밤이 싫었다. 사립문을 열고 어스름하게 밤이 찾아오면 은근히 겁이 났다. 이젠 밤보다 꿈꾸는 게 더 무서웠다. 무릉도원이 뭔지 모르던 어린 시절의 꿈을 어른들은 항상 개꿈으로.. 2023. 6. 16.
벌보다 나비처럼 나비는 알,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됩니다. 알에서 깨어나면 한동안 나뭇잎이나 풀잎 뒤에 숨어 지냅니다. 천적들의 먹잇감이니까 항상 긴장하며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운명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비로 태어나기 위한 삶의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번데기를 벗고 나와서도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나비가 됩니다. 어찌 보면 눈물겨울 정도의 인내와 고통을 감내해야 나비가 되는 겁니다. 그러기에 나비의 탄생은 경이롭고 감동적입니다.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울어야 피는 꽃도 있지만 나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비는 그렇게 태어납니다. 나비로 태어나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셨나요. 그냥 나는 게 아닙니다. 신바.. 2023. 6. 15.
나무 처음엔 외로웠다. 사는 건 다 그런 줄만 알았다. 외롭다고 생각할 때 새들이 찾아왔다. 녀석들이 외로움을 물고 날아가더니 다시 찾아와 사랑방처럼 드나든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 주변에 머물다 간다. 사랑방이 쉼터로 변했다. 세상에 무의미한 삶는 모양이다. 외로우면 외로움이 삶이고, 새들이 찾아오면 사랑방이 되어 주는 게 삶이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쉼터가 되는 게 내 삶이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삶이 나를 기다릴 것 같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삶을 산다는 건 삶의 존재 이유가 된다. 2023. 6. 14.
별아 별아, 미안해. 별에게 어릴 적엔 우린 날마다 만났었지. 아마 내가 먼저 널 좋아했던 것 같아. 망설이다 용기를 내 말했던 게 기억나. "친구가 되어 줄래?" 하니까 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 이후 우리는 친구로 지냈어. 그리고 밤마다 네 손을 잡고 하늘로 여행을 떠났었지. 넌 그렇게 언제나 변함없는 친구였어. 마음이 변한 건 나였어. 솔직히 지금도 난 이유를 모르겠어. 아마 어른이 되면서 널 찾지 않았을 거야. 이상한 건 만나고 싶은 생각도, 보고 싶은 마음도 나지 않았어. 대신 온갖 욕망이 네가 있던 자리를 차지했지. 그래도 넌 날 잊지 않고 찾아왔고, 잠 못 드는 나를 위로해 주었지. 생각할수록 미안해. 요즘은 가끔 네가 생각나. 네가 보고 싶은 거지.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창문을 열고 몰래 네가 있.. 2023. 6. 13.
불같은 사랑 불같은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곤충이 있습니다. 붉은 점모시나비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나비는 길어야 일주일 남짓 동안 나비로 살다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어른 나비로는 고작 나흘 산다고 하니 불같은 사랑이 운명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2018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받아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랑은 불과 같아서 잘 다루어야 한다고 흔히 말합니다. 멀리하면 춥고 외로워서 싫고, 가까이 가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신은 사랑 없이 살 수 없게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사랑에 눈뜨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불같은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딱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듣기 좋은 말로는 정열적인 .. 2023. 6. 11.
꿈이라는 허상 ‘잡다’라는 뜻(권력, 직장, 물건, 택시, 자리, 기회)은 다양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잡으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항상 이 단어와 연관된 삶을 산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눈에 보일 수도 있지만, 안 보이는 것(사랑, 행복, 기회, 행운, 직장, 치솟는 물가, 마음)들을 더 잡고 싶어서 오늘도 고군분투할 겁니다. 세상에는 실상과 허상이 있습니다. 허상은 추상적입니다. 일종의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마음을 사로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허상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이들이 많습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은 물론 여러 장르의 작가들, 유튜버 등등 다양합니다. 추상적이지 않은 허상도 있습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상은 실상.. 2023. 6. 9.
꽃과 벌처럼 많은 꽃이 피었다 지지만 스치는 인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찾는 것도 잠깐입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열흘 남짓 피었다 진다고 생각하니까요. 어쩌면 긴 겨울을 보내면서 꽃보다 봄을 더 기다렸기에 처음부터 꽃을 마음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꽃은 서운할 게 별로 없을 겁니다. 꽃은 사람에게 그다지 중요한 한 존재가 아닙니다. 아주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이 꽃 저 꽃 흔하게 볼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사치스러운 취향의 대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아마도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꽃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관심받는 존재가 되어 사람의 마음에 안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시.. 2023. 6. 8.
눈떠야 만나는 세상 눈을 뜹니다. 여명과 함께 세상이 눈뜹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합니다. 눈을 통해 빛이 들어와야 사물을 식별하거나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생명은시각적으로 인식하는 순간부터 삶은 시작됩니다. 어디선가는 막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뜨고 엄마를 만나고 삶을 첫발을 내디딜 것입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시각적 의미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글에 눈 뜨고, 현실에 눈뜨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 사춘기에 이르면 또 다른 이성에 눈뜨게 됩니다. 이성에 눈뜨면서 성(性)을 알게 되고, 사랑을 배우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점점 세상 보는 시야를 넓혀가며 살게 됩니다. 꽃은 빛을 만나야 눈을 뜹니다. 어둠 속에서는 눈뜰 수 없습니다. 여명이 다가와야 비로소 꽃은.. 2023. 6. 7.
기다림 속에 있는 행복 기다림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있습니다. 무엇을 기다리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집니다. 출근이 늦을까 봐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은 마음이 조마조마할 것이고, 면접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취준생은 초조할 겁니다. 그러나 소개팅을 위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두근두근 설렐 수도 있습니다. 익숙한 기다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름 아닌 꽃입니다. 꽃은 늘 기다립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꽃들의 숙명입니다. 무엇보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벌이나 나비가 찾아와야 합니다. 신이 꽃을 만들 때부터 그 자체가 삶이자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처럼 마음이 있다면 어떤 감정일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냐고요. 특별한 건 없습니다. 늘상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2023. 6. 6.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고흐 카페를 보고 나서 ‘아를’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벗어났습니다. 차디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아를’의 겨울바람은 생각보다 매서웠습니다. 론강에 부는 바람은 여행객의 몸을 잔뜩 움츠리게 했습니다. 강변 뚝 길에 올라서니 바람이 더 몰아칩니다. 고흐가 자주 찾았다는 바로 그 론강 둑길입니다. 강변 양쪽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건너편 강변에는 유람선으로 보이는 빈 배가 떠 있습니다. 고용하고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강변을 따라 10여 분을 걷다가 멈추었습니다. 반 고흐 흔적 찾기의 마지막 장소입니다. 그가 이라는 작품 그린 바로 그곳입니다. 작품 속에 풍경은 밤입니다. 론강의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과 강물에 가로등 불빛이 반영되는 물결이 아름답게 그려져 .. 2023. 6. 5.
보리밭(2) 바다가 보입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아닙니다. 들녘에 있는 초록 바다입니다. 바람결에 보리 물결이 춤춥니다. 봄비에 흠뻑 젖은 초록빛이 만들어낸 보리밭이 초록빛 바다처럼 보입니다. 나는 지금 보리가 넘실대는 그 바다를 만나고 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그 바다를 격하게 안아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그가 화가로 변신하여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수채화를 그리듯 현란한 솜씨로 초록빛 파도를 계속해서 그려 넣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봄의 노래를 작곡하여 불러줍니다. 이에 보리들도 그림 속에서 하나가 되어 합창하며 손에 손을 잡습니다. 나는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멍 때리기를 합니다.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그곳에 보리 물결이 춤추고, 갈매기 떼 대신에 하얀 나비들이 넘나.. 2023. 6. 4.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블루마운틴은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해발 1,000m에 이른다. 페더데일 동물원을 출발해 정오를 지나 고풍스러운 한 호텔 건물에 도착했다. 3층 목조건물이다. 저 멀리 건너편에 블루마운틴 계곡이 희미하게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목조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보존이 잘 된 느낌이 들었다. 헤리티지 호텔이라는곳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호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곳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정통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다. 특별한 점심 메뉴라는데 난 정통 스테이크가 뭔지를 모르겠다. 하지만 고기는 부드러워 먹을 만했다. 블루마운틴 시닉 월드(Blue Mountains Scenic.. 2023. 6. 3.
나홀로 행복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혼자 사는 젊은 연예인의 일상을 통해 삶을 조명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그들의 하루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니 단조롭지만, 시청자의 호기심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혼자 사는 게 행복한 걸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걸 봅니다. 잘 모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4 가구 중 1 가구는 1인 가구라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2년 뒤, 3 가구 중 1 가구는 1인 가구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보면 실감할 수 있습니다. 진열대에 1인용 포장 식품이 넘쳐납니다. ‘혼밥’, ‘혼술’을 위한 1인용 식탁도 이젠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행.. 2023. 6. 2.
때론 꽃도 눈물을 흘립니다 꽃이 사람을 찾은 적은 없습니다. 꽃을 찾는 것은 사람입니다. 꽃을 찾는 이유는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꽃은 행복을 주고, 때론 힐~링을주기도 합니다. 거기엔 아무런 조건도 없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환한 웃음으로 찾아오는 사람을 반겨 줄 뿐입니다. 꽃은 항상 미소 천사처럼 밝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예쁜 것도 질투가 날 정도인데 마음까지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마음마저 사로잡는 향기까지 몸에 지니고 있으니 시기가 날 지경에 이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이 정도면 가히, 꽃의 존재는 아무리 나쁘게 말하려 해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꽃도 피고 또 집니다. 꽃은 애당초 지려고 피지는 않았을 겁니다... 2023. 6. 1.
미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미쳐야만 한다고 합니다. 앉으나 서나, 밤이나 낮이나, 늘 그렇게 빠져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잠자리에 들어 꿈속에서도 그대를 향한 마음이 한결같아야 합니다. 사랑에 미쳤다는 것은 제정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빼앗겨 안 보면 못 견딜 정도로 괴로운 상태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움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달콤한 사랑입니다. '미친 사랑'은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걸 원치 않습니다. 결국은 마지막 한 자락 남은 그리움마저 버리고 스스로 영혼을 사랑의 노예로 만듭니다. 단 한 번 입맞춤으로도 사랑을 정복한 것처럼 환상에 젖고, 눈먼 불나방처럼 불길 속에 날아드는 그런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 여깁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닐 겁니다. 사랑의 인연은 호숫가에 부는.. 2023. 5. 31.
다시 만난 아침 해 부처님 오신 날 3일 연휴가 끝났습니다. 황금연휴 내내 하늘은 회색 구름에 가려져 있었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죠. 나들이 나서려던 이들은 서운한 날씨였을 겁니다. 아무래도 비 오는 날에 어딜 가려면 선 듯 마음이 움직이질 않으니까요. 어린이날에도 비가 내려 마음이 그랬는데…. 하늘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검은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중간색이 회색입니다. 아시다시피 두 색을 섞으면 회색이 만들어집니다.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은 온통 회색입니다. 찌푸린 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도 흐려집니다. 우울해지는 거죠. 어찌 보면 우울한 감정과 회색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감정이 날씨와 무관하지 않은 탓입니다. 3일 내내 비 오는 하늘을 보다 보면 밝은 햇살이 그리워집니다. 일찍 찾아온 것 같.. 2023. 5. 30.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건너며 금문교(Golden Gate Bridge)에 도착한 시간은 15:20분이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춤을 춘다. 먼저 다리 사진부터 찍었다. 오늘 투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인솔자인 제이콥이 우리 일행에게 이 다리를 걷는데 자유 시간을 1시간 20분 주었다. 다리 건너편 약속 장소에서 만나야 할 시간은 16:40분이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다. 그냥 걸어서 다리만 건너면 된다. 오른쪽으로 샌프란시스코 시내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앞쪽으로 방금 들렀던 예술의 전당 건물도 눈에 들어왔다. 하늘과 바다 사이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시가지가 햇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빛난다. 바다를 벗 삼아 바람을 즐기는 요트들이 하얀 종이배처럼 조그맣게 보였다. 드물게 그 바다를 오가는 .. 2023. 5. 29.
부처님께 부처님! 부처님은 자비를 설파하셨습니다. 자비는 중생들에게 즐거움과 복을 주고, 고통과 괴로움을 없게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승에서 자비를 베풀고 좋은 일을 많이 해야 극락세계에 간다고 들었고요. 우리가 자비심을 품고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비(慈悲)는 어떠한 조건도 따라붙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비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심은 이기심을 버리는 것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기를 내려놓아야만 이타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나무는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며 잘 익은 사과를 맺습니다. 사과나무는 자신을 위해 사과를 먹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비는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사랑을 의미하니까요. 세상은 어떻습니까. 남보다 잘 나가야 하고, 더 잘 먹고, 잘 살아야 성이 풀.. 2023. 5. 28.
빨간 장미 빨간 장미는 이브(Eve)가 에덴동산에 피어있는 흰 장미에 입을 맞추었을 때 생겨났다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로마 시대에 이성 간의 사랑을 관할하는 신(神), 큐피드(Cupid)의 피가 흰 장미에 뿌려져서 생긴 것이라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원래 장미는 하얀색이었는데, 미(美)의 여신 비너스가 바다에서 나와 벌거벗은 몸을 가리기 위해 마법으로 빨간 장미가 되었다고도 하고, 연인 아도니스에게 달려가다가 그만 장미 가시에 찔려 몸에 두르고 있던 하얀 장미에 붉은 피가 물들어 붉은 장미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어쨌거나 빨간 장미는 사랑을 전하는 상징의 꽃입니다. 빨간 장미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꽃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꽃말이 ‘사랑하는 마음’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까 여겨지는 이유입.. 2023. 5. 27.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반 고흐의 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 예술의 혼을 기울인 작품이라 합니다. 작품 속의 장소는 그가 좋아하던 곳으로 현재도 반 고흐 카페라는 이름으로 영업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끌리는 당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카페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의 포룸 광장에 있습니다. 고흐가 를 작업할 무렵, ‘아를’에서 밤에 작품을 많이 즐겨 그렸다고 인솔자는 설명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는 밤하늘을 표현하며 검은색을 쓰지 않고,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초록색만 사용해 아름다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그렸습니다. 빛나는 광장은 고흐가 좋아했던 밝은 노란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밤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어두운 밤이겠지만, 고흐에게는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푸른 밤하늘을 그릴 수 있는 황홀한 밤이었던 모양입니다. 포룸.. 2023. 5. 26.
분수를 지키자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화 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이곳이 수난을 당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한 환경단체가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덮친 최악의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벌이면서 먹물을 뿌렸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두고 아무리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라고 해도 너무 과격했다는 비난과 오히려 ‘물 낭비다.' 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로마시장은 분수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데 30만 리터의 물을 낭비하게 됐다며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사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실제 그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 2023.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