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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318

문밖의 봄을 보면서 문을 열면 밖이 보입니다. 지금쯤 봄이 짙어가는 연초록이 보일 겁니다. 자연이 연출하는 풍경이 활기 넘치는 봄의 무대를 수채화처럼 그리고 있습니다. 연초록이 들녘을 물들이고, 봄꽃들이 모두 무대로 나와 재롱잔치를 펼칩니다. 움트는 새싹들은 모두 싱그러운 봄을 만납니다. 봄은 모든 생명에게 사랑을 불어넣어 주고, 문밖의 풍경을 생동감 넘치게 바꾸어 놓습니다. 우리는 그런 봄을 안에서 기다렸습니다. 봄과 겨울 사이에 어딘가에 경계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안도, 바깥도 없습니다. 항상 열려 있으니, 문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이렇듯 자연은 항상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안과 밖을 구분하고, 그곳을 드나드는 문은 인간영역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을 열어야 봄이 왔.. 2024. 4. 18.
꽃길은 둘이 걸으세요. 봄이면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벚꽃길입니다. 이름난 곳은 봄나들이에 나선 사람들로 붐빕니다.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봄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향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벚꽃 시즌이면 봄축제가 여러 곳에서 열립니다. 봄의 낭만은 벚꽃과 함께 막이 오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해마다 그랬듯이 올 봄 벚꽃길도 나들이객들로 북적일 겁니다. 호젓한 벚꽃길을 혼자 걸어 본 적이 있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사람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야 합니다. 마음에 정해 둔 출사 장소에 이른 아침 일찍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빛이 좋은 시간에 맞추어 마음껏 사진을 담은 후 걸어 봤습니다. 그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봄의 향연을 독차지한 것 같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혼자 걷다 보면.. 2024. 4. 17.
일출을 만나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여명은 가슴 벅차게 합니다. 그냥 이대로였으면 좋겠습니다. 거짓말 같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진심입니다. 빛이 연출하는 하루라는 무대는 이처럼 아름답게 시작합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오늘, 아름다움은 어둠 속에서 이렇게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하루가 잠에서 눈 뜨는 순간, 일출보다 아름다운 여명부터 만납니다. 은은하고 황홀한 빛을 볼 수 있음은 힐-링이요, 행복입니다.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새벽 공기가 내 안에 들어옵니다. 보이지 않는 순수(純粹)와 만질 수 없는 깨끗함이 여명의 빛을 안고 가슴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상쾌한 아침이라 할 때, 들이쉬는 맑고 청량한 공기는 살아 숨 쉬고 있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린 그걸 잃고 나서야 소중함과 고마.. 2024. 4. 16.
봄이 미워진다. 꽃눈이 날립니다. 여름처럼 덥기까지 합니다. 아직은 아닌 데, 봄이 떠날 채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여름이 성질 급하게 봄의 자리를 밀어내는 것 인지, 봄이 급한 일이 생겨 자리를 비켜 주고 떠나려 하는 것인지. 아무튼 한낮엔 여름 같은 봄입니다. 주말 최고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아니 벌써. 이건 아닌데 싶습니다. 봄이 미워집니다. 꽃이 지기도 전에 봄이 떠나가는 모양새입니다. 그럼, 꽃은 봄과 낭만을 즐기기도 전에 이별해야 한단 말인데. 이거 참, 매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계절도 생존경쟁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속세의 선거판에 뛰어든 것처럼, 죽기 살기로 작정하고 싸우는 것인지. 자연계의 질서도 아수라판처럼 어지럽습니다. 지난 월요일, 파란 하늘과 배경으로 벚꽃을 담으러 나섰습니다. 흐린 .. 2024. 4. 15.
꽃을 만나는 시간 기다림이 있습니다. 무엇을 기다리느냐가 설렘을 좌우합니다. 연인을 기다린다면 가슴이 뛸 겁니다. 하지만, 봄을 기다리는 설렘은 가슴을 뛰게 하지 않습니다. 딱히, 언제라고 정해진 정확한 시간도 없습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자고 약속할 수도 없습니다.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의 시간은 늘 그렇듯 무덤덤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오기 때문입니다. 나도 익숙한지라 그러려니 하며 기다립니다. 만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기다립니다. 봄을 그렇게 기다렸습니다. 본래 기다림이란 말엔 즐거움이 있어야 이어지는 만남이 반갑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봄이 왔는지, 어느 날 보니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봄의 전령사라 부르는 꽃들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면서 우린 기다렸던 시간을 잊습니다. .. 2024. 4. 12.
꽃과 열매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보였습니다. 온 동네가 노랗게 물든 구례 산동마을 풍경이 그랬습니다. 산수유는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입니다. 생강나무도 노랗습니다. 하지만 산속에 피니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산수유가 노랗게 물들었음은 울타리 밖에 봄이 왔다는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봄의 전령사라고도 합니다. 노란 요정처럼 핀 꽃도 꽃으로만 살 수 없습니다. 어차피 꽃이 지면서 봄이 떠나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갑니다. 꽃으로 머물러 있을 때만 사랑을 받습니다. 이곳 마을도 그럴 겁니다. 춘삼월 산수유 축제 때만 상춘객들로 북적이다 언제 그랬냐는듯 한적해질 겁니다. 사람들은 오로지 꽃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소담스럽게 춤추는 꽃들도 이젠 그걸 알 겁니다. 그윽한 향기라도 접하고 가면 덜 아쉬울 텐데 사람.. 2024. 4. 11.
튤립의 미학 벚꽃이 꽃눈이 되어 휘날립니다. 벚꽃엔딩이 아쉬운 찰나에 튤립이 피었습니다. 튤립의 아름다움은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튤립은 스스로 예쁘다, 곱다, 아름답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어떻습니까? 유별납니다. 아름답게 보이려고 안달입니다. 사람의 본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정의하고, 그걸 추구하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입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입니다.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꽃은 아름다움의 상징입니다. 아름다움을 좇는 것도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가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봄을 기다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이처럼 꽃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꽃처럼 아름답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감출.. 2024. 4. 10.
봄나들이 종잡을 수 없는 날씨입니다. 봄은 봄인데 봄이 맞나 싶습니다. 아침저녁으론 쌀쌀하니 초가을 같고, 한낮이 되어야 봄입니다. 며칠 전 지방자치 단체마다 벚꽃 때문에 머리가 골치를 앓는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벚꽃 없는 축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비상이 걸렸다는 겁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피던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으니, 애타는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떡합니까, 누굴 탓할 일도 아닌데. 지구온난화 탓이라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는 오래전 얘기가 아닙니다. 벚꽃 개화 시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과값이 고공행진을 한지 한참 되었습니다. 사과값이 폭등하다 보니 ‘금사과’라는 말까지 합니다. 사과 주생산지였던 대구·경북도 옛말입니다. 앞으로 강원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 2024. 4. 9.
사랑의 랑데뷰 외롭습니다. 왜 나는 혼자일까. 날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아서일까. 사랑을 나 혼자 마음속으로만 키워서일까. 그래서 외로울 수밖에 없는 걸까. 이 봄, 외로움을 피하려 할수록 자꾸 쓸쓸해집니다. 잊으려고 음악을 들어도 왠지 우울하고 슬픔에 젖어드는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봄은 왜 이렇게 외로움에 젖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로움이 봄과 함께 내 마음에 스며듭니다. 어쩌면 봄을 타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외로움이 뭔지, 나만 그런 건지, 누구나 느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이렇게 살아있으니까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그게 정답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홀로 핀 꽃은 외롭게 보입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는 외로.. 2024. 4. 8.
벚꽃엔딩 떨어진 꽃잎들이 나 뒹굽니다. 이 봄날 모든 걸 다 바쳐 꽃으로 살다 졌는데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짧지만 이 봄과 춤추고 나면 기다리는 건 이별입니다. 마지막 춤을 추고 나면 초연하게 돌아서야 합니다. 이별은 아무런 미련도 남기지 말고 떠나야 합니다. 행여 봄비가 눈물 되어 슬픈 연가라도 불러주면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꽃으로 살던 화려했던 시절은 잊어야 합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것처럼 보였던 것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속세의 사랑은 위선적인 믿음일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환호작약(歡呼雀躍)하며 두 팔 벌려 반기던 사람들, 그런데 뒤돌아서며 화무십일홍이라며 눈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마주 보며 보였던 그 미소. 그건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떠나가는 .. 2024. 4. 6.
봄이 슬픈 '봄까치꽃' 딱 마주치면 앙증스러워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 순간 이게 무슨 꽃이지? 하면서 자세히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더 가까이 가서 보게 되는 꽃입니다. 주인공은 봄까치꽃입니다. 하지만, 실제 이 꽃의 이름을 입에 올리면 웃음이 납니다. 어른들은 민망한 표정을 짓지만, 아이들은 ‘빵’ 터집니다. 모두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게 되니까요. ‘개불알풀’로 알려진 꽃이기 때문입니다. 꽃 이름을 몰랐던 나도 처음엔 무슨 꽃 이름이 이렇지 의아했습니다. 성 관련 비속어가 귀를 의심케 했기 때문입니다. 이 꽃이 열매를 맺으면 모양이 개의 고환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어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다 보니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실제 열매 모양을 보면 이해가 되고도 남을 겁니다. (.. 2024. 4. 5.
산골 마을에서 만난 봄 한적한 산골 마을의 봄은 적막하다 못해 낯설기만합니다. 봄의 정취가 무르익어 가는데 돌담길은 정적만 맴돕니다. 사람은 안 보이고, 돌담길 한쪽에 따사로운 봄볕에 고양이 한 마리가 졸음에 겨운 눈빛으로 앞다리를 쭈욱 뻗으며 기지개를 켜더니 슬금슬금 사라집니다. 비탈진 길옆 도랑에는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졸 졸 졸’ 줄지어 마을 아래로 내달립니다. 새소리도 들립니다. 녀석들만 낯선 이방인의 등장을 알아본 듯합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보니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건, 봄을 맞아 꽃망울 터트린 산수유꽃들입니다. 샛노란 꽃망울이 마치 팝콘 기계에서 막 부풀어 올라 터진 듯합니다. 봄의 함성치고는 너무 고요한 외침입니다. 봄은 늘 이렇게 이곳에 찾아왔던 모양입니다.이른 봄에 가장 .. 2024. 4. 3.
나는 봄입니다 나는 봄입니다. 자연이 만든 계절이란 무대의 막이 오르면, 나는 여러분과 마주합니다. 그럴 때마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막이 오르고 나면 모두가 환한 얼굴로 나를 반겨줍니다. 낯선 만남인데 나를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어떤 이는 저를 여러 번 만났는지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아주기도 합니다. 사실, 나도 그게 싫지는 않습니다. 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어렴풋이 다른 생명체처럼 똑같이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자연의 본성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사랑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몸부림의 본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런 내재적 본성이 없습니다. 다만,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품에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 2024. 4. 2.
빨간 장미와 가시 눈길이 갑니다. 꽃과 마주친 순간 시선이 이끌린 겁니다. 빨간 장미꽃입니다. 꽃이 먼저 나를 본 것인지, 내가 먼저 꽃을 본 것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추파(秋波)를 보낸 건 아닙니다. 시선이 이끌린 것을 보면 꽃이 먼저 손짓을 보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부터 장미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본능을 갖고 태어났을 겁니다. 어쨌든 빨간 장미꽃은 사람의 눈길을 잡아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장미꽃은 사랑을 상징해 왔습니다. 어떤 이는 에덴동산에 피어있는 흰 장미꽃에 이브가 입을 맞추었을 때 빨간 장미꽃 생겼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신화에 따르면 사랑의 신(神)인 큐피드의 피가 흰 장미에 뿌려져서 생긴 것이라는 설도 있습.. 2024. 4. 1.
고혹적인 꽃 : 화엄사 홍매화 벼르고 벼르다 잡았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는다. 어쨌든 잠을 자야 새벽 운전을 편하게 할 텐데, 머릿속은 온통 탐매(探梅) 삼매경에 빠져있다. 그런 탓에 마치 어린아이처럼 가슴만 설렌다. 과연, 마음에 그리던 화엄사 홍매화 사진을 담을 수 있을까. 알람이 울렸다. 새벽 3시 30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은데 침대를 빠져나와야 했다. 어제까지 봄비가 내렸다. 오늘은 구름이 많고 새벽에 짙은 안개가 낄 거라고 했다. 날씨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출사 장소가 멀어 가더라도 좋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어려울 것이다. 사진 명소는 늘 부지런한 애호가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새벽 고속도로는 한산하다. 운전할 맛이 난다. 간간이 화물트럭이 무거운.. 2024. 3. 29.
여명을 만나는 시간(2) 밤과 낮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모호합니다. 칼로 무 자르듯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밤에서 낮으로 넘어오는 시점이 그렇고, 다시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밤과 낮의 주인은 다투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오히려 어둠과 빛, 빛과 어둠이 스스럼없이 어우러져 자연의 초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낮에서 밤으로 가는 경계 지점을 ‘황혼’이라 하고, 어둠을 벗고 낮으로 태어나는 시점을 ‘여명’이라고 합니다. 단, 하루도 그 시점이 같은 날이 없습니다. 날마다 밤과 낮의 경계선이 변합니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시점을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인 언어로 우리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관습적으로 그렇게 인정해 .. 2024. 3. 28.
황혼 블루스(2)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소양강 처녀’ 1절입니다. 아주 오래된 노래입니다. 영화배우 김태희가 아니라, 가수 김태희가 불러 1970년대 유행했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안다면 나이가 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한때 나도 즐겨 불렀습니다. 뜬금없이 노래가 생각난 이유는 노래 첫 소절에 ‘황혼이 지면’이란 말 때문입니다. 노을이 지는 풍경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이 노래가 생각납니다. 사랑이 그리워서 애를 태우는 소양강 처녀 같은 마음 때문이 아닙니다. 누구든 인생 여정의 종착역으로 가는 길목에 ‘황혼’이란 간이역에 서게 됩니다. 그.. 2024. 3. 27.
여명을 만나는 시간(1) “매직아워(Magic hour)” 사진을 배우면서 알게 된 말입니다. 사진 용어입니다. 강사 말로는 하늘이 파랗게(Cobalt Blue) 찍히는 해뜨기 전 30분과 해가 진 후 30분, 하루 두 번 있다고 했습니다. 멋있는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카메라로 풍경사진을 찍으면 아주 멋진 색감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시간대가 여명(黎明) 또는 황혼(黃昏)이 물 들 무렵이라고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해외여행지 또는 TV 광고나 잡지에 나오는 유명한 관광명소 사진을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나도 저런 사진을 찍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나만 그럴까요? 아닐 겁니다. 누구든 그럴 겁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특히, 블로그에 괜찮은 사진을 올리고 싶은 사람은.. 202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