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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열차의 추억 세월이 지나면서 사라진 풍경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차역에서 열차 타는 일입니다. 요즈음 스마트 폰에 코레일 톡 앱을 깔고 승차표를 예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역 창구에서 표를 직접 사거나 대합실에 설치된 자동발매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KTX 등장으로 비둘기호나 통일호는 사라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개찰구에서 역무원이 하나하나 검표하는 일도 볼 수 없고, 승무원이 객실 안에서 불시에 표검사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열차표를 회수했던 풍경도 없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오가는 귀성열차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했습니다. 어렵게 열차에 오르더라도 말 그대로 콩나물시루 같았습니다. 좌석까지 가려면 통로에 입석 표를 끊고 서 있는 사람들을 지나가야.. 2024. 2. 3.
푸시킨의 ‘사랑과 전쟁’ 가이드는 투어 버스 안에서 다 하지 못한 푸시킨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푸시킨은 러시아의 국민으로부터 추앙받는 시인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 가이드는 그가 귀족 집안의 명예를 지키려고 결투를 벌이게 된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내 곤차로바와 당테스가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남녀 간의 사랑 문제는 복잡하다. 질투와 시기가 있고 예기지 못한 삼각관계가 얽혀 있기 마련이다. 푸시킨은 러시아 상류층에서 미인으로 소문난 곤차로바에게 청혼했다. 그녀 나이 당시 18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13살 연상이었던 남성과 사별한 경험이 있었다. 그녀의 집안은 이미 몰락해 곤차로바를 돈 많은 남자에게 결혼시켜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양쪽 집안의 어머니 모.. 2024. 2. 2.
독작(獨酌)보다는 대작(對酌) 술 마시는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입니다. 기분 좋아 마시고, 속상해서 마시는 게 술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친구를 만나 반가워 한잔 하고, 실연(失戀)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 마십니다. 사회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게 회식문화입니다. 여기에도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옛날 선조들도 즐겨 마셨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술을 즐기고 있습니다. 싫든 좋은 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래되었습니다. 술은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때론 눈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술은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과할 때입니다.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술은 분위기 좋을 때 시인을 만들고, 노래방 가수가 되거나 백 댄서로 변신시킵니다. 감정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격투기 선수로 변할 때도 있습.. 2024. 2. 1.
달콤한 말 TV 예능프로를 보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신조어 때문입니다. 출연자끼리 주고받은 대화 속에 적지 않게 신조어(줄임말)를 거침없이 쓰는 걸 보면 무슨 말을 주고 받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과하게 표현하면 대한민국 땅이 맞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게 요즘의 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라는 뜻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쉽사빠(쉽게 사랑에 빠지다)'라는 말도 있고, '늦사빠(늦게 사랑에 빠지다)’도 있고, '금사식(금방 사랑이 식는다)'이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어가 된 지 오래되었나 봅니다.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우리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한 측면도 있습니다. 사랑을 속삭일 때는 달.. 2024. 1. 31.
환상(幻想) 여행 홈 쇼핑 해외여행 프로그램을 가끔 봅니다. 배경 화면에 나오는 여행지의 풍경은 언제나 환상적입니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합니다. 해외여행은 누구에게나 로망일 겁니다. 그게 유럽이든 가까운 중국이나 동남아든 상관없습니다. 경제적 이유가 있고 시간만 있다면 언제라도 떠나고 싶은 게 여행입니다. 영화 아바타로 유명해진 곳이 중국의 장가계입니다. 영화를 본 후 검색창에 장가계를 치고 클릭해 후기를 읽어보니 하나같이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곳이랍니다. 어떤 이는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주위에 다녀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환상적인 여행지라고 소감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장가계 이미지를 사진으로 검색해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 것을.. 2024. 1. 30.
대장내시경 검사 망설임 끝에 이 이야기를 씁니다. 꺼내기가 민망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서입니다. 지난 목요일 건강검진 때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문제의 상황은 대장 내시경 검사 때였습니다. 그냥 수면 내시경 방식으로 받았으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마취 안 하고 일반 내시경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일입니다. 사실 위나 대장내시경검사는 받기 싫었습니다.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전날 밤,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 냄새가 너무 역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속을 다 비워야 게 싫었던 겁니다. 게다가 수면 마취 방식으로 검사를 받고 나면 머리가 멍하고 어지러워 집으로 오다 자칫 운전사고도 날 수 있을 것 같은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내가 검진을 같이 받자고 할 때마다 완.. 2024. 1. 29.
하얀 마음이 어디로 갔을까? 눈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눈을 기다렸습니다. 왜 좋아했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왜 좋아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땐 굳이 왜 좋아했는지 이유를 알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동심의 세계는 어른들처럼 이성적인 생각과 논리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눈이 오는 날이면 동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동구밖 공터에 몰려듭니다. 금방 놀이터가 되어 야단법석입니다. 여기저기 손으로 눈을 뭉쳐 굴립니다. 눈 뭉치가 점점 커지고 눈사람이 만들어집니다. 다른 쪽에서는 편을 갈라 서로 눈싸움하며 신나게 놉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즐거운 웃음소리가 온종일 메아리칩니다. 눈은 아이들의 소울메이트가 된 것처럼 친구가 됩니다... 2024. 1. 28.
면사포 폭포에 얽힌 슬픈 전설 투어버스가 Wawona Tunnel View Point를 출발해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자마자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요세미티 지역에는 미워크(Miwok)라는 인디언 부족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요세미티(Ysemite)는 이 부족의 언어로 '살인자'라는 뜻이기도 하고, ‘붉은 곰을 잡아라’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설(說)에 의하면 이 지역에 거주하던 ‘아와니다’ 인디언을 소탕하기 위해 1851년 요세미티 지역을 관할하는 제임스 세비지 소령이 이끄는 마라포사 기병대가 인디언들을 무차별로 죽이거나 포로로 잡아서 보호구역으로 데리고 가던 중 젊은 군인 한 명이 “이 아름다운 골짜기 이름이 뭐냐?”라고 물었는데 그 인디언이 “요세미티!”라 대답했다.. 2024. 1. 27.
넌, 누구니? 예쁜 아기가 웃는 얼굴을 연상케 합니다. 그래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실 장독대 위에 엎어놓은 시루입니다. 그 위에 간밤에 내린 눈이 쌓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시루를 유심히 보고 있노라니 어릴 적 아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데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니 별것 아닌 것도 시선이 끌립니다. SD카드를 컴퓨터에 꽂고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떠오른 문장이 “넌 누구니?”였습니다. 주인공은 겨울에 내리는 함박눈(snow)입니다. 그 이상 설명할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볼수록 사람이 웃는 얼굴처럼 보입니다. 달리 보면 공상과학영화 ET에 나왔던 외계인 얼굴 같기도 합니다. "넌 누구니?"라고 질문받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까요. 먼저 이름을 말하게 될 것.. 2024. 1. 26.
흑백이 만든 미학(美學) 바둑은 흑과 백이 번 갈아 두는 게임입니다. 누가 집을 많이 짓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됩니다.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비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선 삶과 죽음이 존재합니다. 흑과 백의 오묘한 조화 속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다툼(공격과 방어)이 있고, 그 과정에 타협과 절충도 있습니다. 뻔한 꼼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묘수도 있습니다. 때로 과욕을 부리면 악수를 자초합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살이 비슷한 선택과 결정이 매 순간 있기에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는 모양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흑백의 조화가 있을 겁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항상 밝은 날만 있지는 않습니다. 삶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어둠이 드리워져 있던 시간도 적지 않습니다. 그 어둠의 수렁이 깊어 아픔과 좌절의 시간도 있고, 반대로 기.. 2024. 1. 25.
파도가 아니라 파두(Fado) 여행에 나서면 생소한 문화와 만나게 된다. 그 생소함이 여행자를 당혹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당혹스러움은 무식에서 오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가이드는 그것을 아는 전제로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속으로 얘가 무얼 말하는 거지, 하면서 겉으로는 애써 고개만 끄덕인다. 나만 그런 걸까 하고 눈치를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 표정을 봐도 잘 모르겠다. 이럴 땐 침묵이 최고다. 리스본에서 처음 만난 가이드가 파두(Fado)라는 단어를 꺼냈을 때의 내가 경험했던 일이다. 처음에는 ‘파도’라고 들렸다. 뜬금없이 ‘파도라니?’ 갑자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 것처럼 들렸다. 솔직히 말하면 통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속으로 이 자식이 너무 잘 난 척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야.. 2024. 1. 24.
나는 눈꽃입니다. 나는 겨울에 피는 꽃입니다. 해(sun)의 감성으로 피는 꽃이 아니라, 별(star)의 감성으로 피는 꽃입니다. 나는 햇빛으로 아름답게 보이지만, 햇빛 때문에 사라지는 꽃입니다. 모든 꽃이 뜨거운 로맨스 속에 사랑을 맺지만, 나는 그 반대입니다. 나는 사랑을 열정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사랑도 냉정으로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겨울의 영혼을 품은 꽃입니다. 겨울의 진실과 사랑을 담은 꽃이기도 합니다. 순수함만 품고 태어나 아름다움만 보여주고 사라지는 꽃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화려함에 있지 않기에 나는 화려함을 거부합니다. 이 때문에 꽃으로서 유혹의 본능을 지니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차가운 꽃입니다. 겨울 사랑은 신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차가운 사랑이 상처를 줄.. 2024. 1. 23.
내 안의 발전소 갑자기 전깃불이 나갔다. 한 두번이 아니다. 또 정전인가 보다. 얼른 서랍에서 초를 찾아 성냥불로 불을 붙이자 캄캄한 방이 환해졌다. 정적 속에 시간이 무작정 흐른다. 불이 들어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촛농이 흘러내리면서 하염없이 촛대가 작아진다. 지루한 밤이 이어지다 그날 밤 전깃불은 들어오지 않았고, 그날 끝내 숙제를 하지 못한 채 다음 날 학교를 가야 했다. 아주 오래전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정전이 흔했습니다. 요즘엔 이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금방 불이 들어옵니다. 시골에 살 땐 호롱불이나 등잔불이 어둠을 밝혔습니다. 도시에선 연탄불, 시골에선 나무를 땔감으로 썼죠.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전기가 귀했습니다. 발전소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우리 몸에도 어딘가에 발전소가 있.. 2024. 1. 22.
세월 속의 행복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작 얼마나 빠른지 아무도 모릅니다. 흔히 세월의 빠르기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느껴진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 생각은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군대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인정할 겁니다. 왜 그렇게 국방부 시계는 빨리 안 가는지. 세월은 시간입니다. 시간은 크게 현재, 과거, 미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럼, 세월이 빠르다는 이야기는 어디에 속할까요. 미래는 오지 않은 시간이기에 빠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 현재 아니면, 과거입니다. 그런데 과거는 이미 지난 세월 속에 묻힌 시간이기에 빠르다는 표현을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현재입니다. 세월(歲月)은 해 歲(세), 달 월(月), 해와 달의 시간입니다. 세월이 빠.. 2024. 1. 21.
Wawona Tunnel View Point 꼬불꼬불 오르막길을 달린다. Wawona Road를 30분 정도 달리던 투어버스가 터널에 진입했다. 버스는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도로변에 정차했다. 유명한 Wawona Tunnel View Point이다. Wawona Tunnel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로지 드릴과 곡괭이만 사용하여 뚫어 만들어서 그런지 자연 동굴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터널 길이는 792m로 1933년에 만들어졌으나, 버스가 다니도록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것은 대한민국 현대건설에서 시공을 맞아 3년간의 공사 끝에 이루어졌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투어버스에서 내렸다. 꿈에 그리던 풍경을 현실에서 만났다. 이른 아침 요세미티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Wawona Tunnel View Point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백미(⽩眉)이면서.. 2024. 1. 20.
쉼의 행복 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몸이 피곤할 때입니다. 피로가 쌓이면 몸은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대개 일로 인한 육체적 노동이나 과로가 원인입니다. 좋아하는 운동을 한 후 지치거나, 힘겨운 산행을 한 후 동네 사우나에 가서 씻고 푹 한숨 자고 싶은 이유도 육체적 피로 때문입니다. 마음도 똑같습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크던 작든 스트레스는 일상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강약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삶이 좋은 일만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이 더 많을 겁니다. 사는 동안 누구든 스트레스를 벗어나서 살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운명이라 받아들여야 합니다. 쉼은 작은 행복입니다. 그러나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큰 행복만 가슴에 안고 살기 때문입.. 2024. 1. 19.
나만의 BTS 왜 BTS에 열광하는지 몰랐습니다. 속으로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세대 차이일까,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트로트가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무슨 노래가 이렇지, 하고 의문부호를 찍었던 나였습니다. 모든 게 어떤 틀을 깨고 세상에 나올 때 ‘파격’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새로운 장르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아이돌이란 말이 생소했습니다. 시대변화에 둔감한 탓인지 모릅니다. 아날로그 시대 문화가 주류였던 세상이 바뀐 걸 너무 늦게 깨달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때문에 발라드, 록, 힙합, 랩 R&B, EDM 등은 물론 아이돌 가수의 등장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문화가 급격히 변한 걸 무시하고, 외면한 것은 변화를 싫어하는 아날로그 사.. 2024. 1. 18.
벨렘 탑 리스본의 젖줄인 타호강이 눈길을 끈다. 그 위로 회색 구름이 띄엄띄엄 지나가고 있다. 기울어진 해가 구름을 타고 타호강을 내려다본다. 우리는 광장 한쪽 한적한 곳에 내렸다. 앞서가는 가이드를 따라 타호강을 걷다가 벨렘 탑이 있는 곳에서 다 같이 멈추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오후 태양이 만든 역광 때문에 벨렘 탑의 모습과 그 주변 관광객들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그림자로 다가왔다. 강가엔 조그만 성루가 보였고 탑의 아래쪽이 강물에 잠겨 있다. 벨렘 탑 쪽으로 그리 길지 않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탑은 3~4층 높이다. 탑 왼쪽 선착장에 요트들도 눈에 띄었다. 수신기를 귀에 꽂았다. 가이드 목소리가 들린다. 설명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 어디에 집중해.. 2024. 1. 17.